“관제시스템은 생산성 극대화의 핵심이에요” | 김현대 그룹장 인터뷰
중요한 것은 항상 조용히 존재합니다. 스마트폰이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도, 도시의 교통이 원활하게 흐르는 것도 그 뒤에서 묵묵히 돌아가는 시스템 덕분이에요. 제조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요소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들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전체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요. 폴라리스쓰리디의 네플러(Nepler)는 바로 이런 ‘보이지 않는 핵심’을 담당하는 통합 관제시스템입니다. 로봇 관제는 물론 공장의 자동화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죠. 폴라리스쓰리디는 어떤 기술과 철학으로 네플러를 구현하고 있을까요? 폴라리스쓰리디 김현대 그룹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답을 찾아봤어요.

“로봇들의 관제탑” 관제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현대 그룹장 안녕하세요. 폴라리스쓰리디에서 네플러 개발을 담당하는 김현대 그룹장입니다. 지금까지 회사의 인프라 관련 업무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일을 해왔는데요. 이 경험을 살려 폴라리스쓰리디에서도 다수의 로봇이 최적의 경로로 작업하면서 전체 현장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 안전성까지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 관제시스템 네플러(Nepler)를 만들고 있어요.
‘통합 관제시스템’이 무엇인가요?
👨💼 김현대 그룹장 관제시스템이라고 하면 ‘관리’와 ‘제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공항의 관제탑처럼 여러 대의 로봇이 현장에서 충돌 없이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각 로봇의 작업과 경로를 관리하는 시스템이에요. 여기에 더해 네플러는 이기종 로봇과 컨베이어, 리프트, 자동문 같은 물류 설비까지 ‘통합’ 하고 있어요. 즉, 전체 물류 흐름을 최적화하고, 디지털 전환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한 통합 관제 시스템 네플러를 통해 효율적으로 제어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스마트팩토리 현장에서 통합 관제시스템이 왜 꼭 필요할까요?
👨💼김현대 그룹장 스마트팩토리 구현의 핵심은 통합과 연결입니다. 자율주행 로봇만 도입한다고 끝이 아니라, 로봇들의 경로를 최적화하고 각 로봇의 작업 우선순위를 조정해서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는 일이 필요해요. 게다가 스마트팩토리는 다양한 공정 층위로 나뉘어 있는데요. 그래서 모든 자율주행 로봇의 데이터를 상위 시스템과 연결해주는 매개인 관제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네플러가 제조 공정 전체의 데이터 흐름을 제어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요. 교통 관제 센터가 신호등과 교통 흐름을 통합 관리해서 전체 도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처럼, 이런 통합 관제를 통해 결국 전체 공장의 생산성 극대화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개별 설비를 따로 운영할 때 vs 네플러 같은 통합 관제시스템을 도입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김현대 그룹장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분산 운영은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어요. 먼저 정보 단절로 인한 비효율입니다. 각 설비나 로봇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 서로의 상태나 작업 상황을 모르니까 같은 일을 하러 가거나 같은 작업을 중복으로 수행하는 문제가 발생해요. 그러면 대기가 생기고 병목현상이 일어나서 전체 공정의 흐름이 끊어져버리죠. 더 심각한 문제는 이상 상황 대응입니다. 설비가 고장나거나 로봇 경로에 장애물이 생겼을 때 전체적인 관점에서 인지를 못하게 되거든요.
반면 네플러 같은 통합 관제시스템은 실시간 모니터링과 즉시 대응으로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킵니다.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문제 발생 시 즉시 알람을 보내기 때문이에요. 결국 여러 로봇 간의 협업을 조율하고 전체 공정을 최적화해서 운영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어요.
관제시스템에는 크게 ACS, MES, MCS 세 가지가 있다고 들었어요. 네플러는 어떤 시스템인가요?
👨💼 김현대 그룹장 네플러는 ACS(AMR Control System)입니다. ACS란 여러 대의 자율이동 로봇이 작업 현장에서 서로 충돌 없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작업 미션과 이동 경로를 조절하는 통합 제어 시스템입니다. 제조업에서는 MES, MCS, ACS 여러 층의 시스템이 협력해서 운영되는데요. 이를 학교에 비유하면 MES는 교무실 선생님처럼 시간표를 짜고, MCS는 담임선생님처럼 직접 지시하고, ACS는 교실 안 반장처럼 학생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실행 단계의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네플러는 일반 ACS와 조금 달라요. 일반 ACS가 로봇만 관제한다면 네플러는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층간이동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자동문, 컨베이어와도 연동하는 등 공장 전체의 자동화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있어요.

호환성, 확장성, 보안까지 한 번에 책임지는 네플러의 기술력
현장에서 가장 유용한 네플러의 핵심 기능이 무엇인가요?
👨💼김현대 그룹장 크게 세 가지를 뽑을 수 있어요. 첫째는 실시간 위치 추적입니다. 로봇이 한두 대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열 대, 스무 대 이상이 되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놓치기 쉽습니다. 네플러는 지도 기반으로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에 관리자가 즉각 상황을 파악하고 지시할 수 있어요.
둘째는 미션 스케줄링이에요. 단순히 ‘누가 가까운지’만 따지는 게 아니라, 배터리 상태나 설비의 가동 상황까지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로봇을 자동으로 배치합니다. 덕분에 작업 중복이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죠.
셋째는 경로 제어와 충돌 방지입니다. 공장 내부에는 교차 구간이나 좁은 통로가 많아서 로봇들이 동시에 몰리면 병목이나 충돌 위험이 생깁니다. 네플러는 이런 상황을 사전에 제어해 로봇들이 스스로 양보하거나 우회하게 만들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보장합니다.
말씀하신 기능들이라면 여러 설비나 다른 회사 로봇과도 연결돼야 할 텐데요. 네플러는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 김현대 그룹장 저희는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란 시스템이나 장비들이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약속된 공통 규격이나 형식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하면 삼* TV 리모콘을 잃어버렸을 때 다이*에서 산 리모콘으로도 TV를 조작할 수 있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특히 제조 혹은 물류 자동화 공장은 여러 종류의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능이 아주 중요해요. 네플러는 어떤 회사의 로봇이든, 어떤 설비든 연결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타사 로봇도 네플러에서 관리할 수 있고, 반대로 폴라리스쓰리디 로봇을 타사 관제시스템에 맞출 수도 있어요.
그렇다면 운용하는 로봇이 많아졌을 때도 문제가 없을까요?
👨💼김현대 그룹장 네플러는 무한대의 로봇도 관리할 수 있어요. 분산 컴퓨팅 아키텍처에 기반해서 각각의 로봇과 관리 기능이 독립적으로 동작하도록 모듈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로봇이 추가되더라도 중앙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전체 성능이 저하되지 않아요. 실제로 대기업에서는 수십 대 이상의 로봇을 한 번에 도입해 네플러 하나로 통합 운영 하고 있어요. 심지어 다른 회사 로봇들도 프로토콜 어댑터만 추가하면 손쉽게 통합 관리할 수 있어요. 또 클라우드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공간 제약 없이 관리가 가능합니다. 이 모든 기술과 구조 덕분에 네플러는 이미 대규모 물류센터 등 실제 현장에서 대규모의 로봇을 통합 운영하며, 데이터 병목이나 성능 저하 문제 없이 현장 자원과 장애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기존 생상 설비에 최소한의 변경으로 스마트 물류 자동화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호환성과 확장성까지 갖췄다면 시스템이 복잡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 쓰기에 어렵지 않나요?
👨💼김현대 그룹장 저희끼리는 ‘쿠*’ 보다 쉽다고 말해요(웃음). 다양한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다 보면 보통 UI가 복잡해지기 마련인데, 그 복잡한 기능들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자체가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구현했어요.

대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보안이나 데이터 신뢰성 측면에서는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계신가요?
👨💼 김현대 그룹장 보안은 제가 아주 신경을 많이 쓰는 파트예요. 네플러는 데이터 허브이기 때문에 보안에 취약하지 않을까 우려하시는 기업들이 있는데요. 네플러는 로그인 수준의 보안 체계가 아니라 클라우드 전반에 걸친 보안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요. 폴라리스쓰리디가 납품하는 서버는 허용된 IP와 포트로만 접근할 수 있게 제한하고, RBAC(역할기반 접근제어)를 통해 계정별로 권한과 역할을 다르게 설정합니다. 또한 JWT 기반의 세션 관리를 사용하고, 모든 통신 프로토콜은 암호화된 통신을 적용합니다. WSS, HTTPS, TLS 등 보안과 관련된 모든 프로토콜을 적용하고 있고, 인증서도 모두 적용되어 있습니다.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AWS의 보안 정책과 컴플라이언스에 맞춰 모든 보안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폴라리스쓰리디의 도약: 로봇을 넘어 시스템으로
폴라리스쓰리디가 로봇만 만든다고 아시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시스템에 집중하게 되셨나요?
👨💼 김현대 그룹장 폴라리스쓰리디에 합류하기 전까지 인프라 관련 업무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일을 해왔어요. 그래서 시스템 전체를 보는 관점에 익숙했던 것 같아요. 폴라리스쓰리디에 입사했을 때 모든 엔지니어링 개발이 로봇 자체에만 집중되어 있었는데요. 인프라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개별 요소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이들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시스템이 없으면 전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좋은 기술을 가진 로봇들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폴라리스쓰리디는 공장 자동화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만들 계획도 있어요.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있는 통합 관제시스템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네플러 개발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공유해주세요.
👨💼 김현대 그룹장 네플러가 탄생한 지 아직 돌이 안 지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년 10월 로봇월드 전시회였습니다. 전시회 부스에서 실제 AMR 로봇과 설비, 네플러를 연동해서 공장 자동화를 시연했어요. 사실 만든 지 석 달만에 나간 것이라 마음 졸였는데요(웃음).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4일 내내 멈추지 않고 작동했다는 사실이에요. 기존 시스템이라면 수시로 사람이 개입해서 로봇을 재시작하거나 설비를 재세팅해야 하는데, 네플러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도 로봇들이 스케줄링된 미션을 받아서 자재를 이송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어요.
네플러를 개발하시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이나 원칙이 있을까요?
👨💼김현대 그룹장 개발과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결국 ‘사용자 중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가 아니라면 외면받기 마련이니까요. 이 철학은 회사의 전 직원이 모두 공통으로 가지고 있을거예요.
네플러의 향후 개발 방향이 궁금해요.
👨💼 김현대 그룹장 네플러를 ‘데이터 허브’로 보고 있어요. 17-18세기 산업혁명 때 석유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지금 4차 산업혁명에서는 데이터가 그 역할을 하고 있죠. 현재 네플러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 – 설비 데이터, 각종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조화해서 데이터 허브로서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이를 발전시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AI 기반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또한 디지털 트윈에 대해서도 시야에 넣어둔 상태예요. 제가 구체적으로 지금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폴라리스쓰리디는 데이터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요. 네플러는 공장 전체의 디지털화, 지능화를 이끌 중심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김현대 그룹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관제시스템이란 무엇인지 여쭤봤어요. “각자의 역할을 알아서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포터.”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는 것이 좋은 관제시스템이라는 그의 말처럼, 네플러는 공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자연스럽게 기능하는 환경 그 자체를 만들고 있습니다. 폴라리스쓰리디가 그리는 미래의 스마트팩토리에서도 그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