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로보틱스: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기술 혁신
AI와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
우리는 이미 AI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AI는 어느새 우리 삶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우리 회사에는 AI와의 협업이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현재 세상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다른 이들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GPT, Claude, Gemini, Llama, Perplexity 같은 AI 이름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으며, DeepSeek의 등장은 이른바 “중국발 쇼크”로 불리며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AI는 이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음악, 음성까지 자유롭게 생성하며, 로고 디자인, 자료 정리, 코드 작성, 조사 등 거의 모든 업무 영역을 아우릅니다. 이제 AI로 불가능한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AI 발전의 역사와 기술적 뿌리
✒︎ 튜링 테스트와 AI의 기원
AI의 눈부신 성장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1950년, 앨런 튜링은 기계가 인간처럼 대화할 수 있는지를 판별하는 ‘튜링 테스트’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튜링은 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꾼 암호 해독기 ‘에니그마’의 설계자이자 컴퓨터 과학의 기초를 닦은 인물로,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과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이를 지능으로 인정하자는 평가 방식입니다. 이는 지능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의하려는 시도였으며, 오늘날에도 생성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데 여전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 심층 학습과 기술적 진보
현대 AI의 핵심에는 심층 학습(Deep Learning)이 있습니다. 심층 학습은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수많은 반복 학습을 통해 최적화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합니다. 이 인공 신경망은 생명체의 신경 전달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받아 수학적으로 구현된 것입니다. 한때 XOR 문제로 AI 분야는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역전파(Backpropagation)’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AI 기술은 단일한 경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마치 철근 케이블이나 근육 조직처럼, 수많은 세부 기술이 얽혀 탄탄한 기반을 형성합니다. 전력과 반도체 기술의 발전은 메모리와 연산 장치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GPU와 같은 병렬 연산 장치의 등장은 AI의 가능성을 한층 확장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과 클라우드에서 유통되고 축적된 데이터, 고해상도 비전·음성 센서, 그리고 인류의 방대한 지식이 집적된 서적 데이터가 AI 발전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2024년, AI와 관련된 인물들이 두 분야의 노벨상을 수상하며 AI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중요한 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CNN 기반 모델이 ImageNet 분류 대회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었고, AlphaGo가 세계 최고 바둑 기사 이세돌을 이긴 사건, 그리고 트랜스포머(Transformer)와 디퓨전 모델(Diffusion Model)의 출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습니다. 이 모든 사건은 현대 AI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로 남아 있습니다.

AI 패러다임의 전환
✒︎ 모델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AI 분야의 대표적 리더 중 한 명인 Andrew Ng 교수는 “모델 중심(Model-Centric)”에서 “데이터 중심(Data-Centric)”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주어진 벤치마크에서 더 나은 성능을 내기 위해 모델 중심의 기법 개발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모델 기능에만 치중한 접근은 실제 적용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균형 잡힌 발전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축적된 신경망 구조, 활성화 함수(activation function), 정규화(normalization), 학습률 스케줄링(learning rate scheduler), 데이터 증강(augmentation) 등의 연구 성과는 오늘날 AI 기술의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 트랜스포머와 규모의 법칙
현재 가장 유명하고 널리 활용되는 AI 모델은 단연 트랜스포머(Transformer)일 것입니다. 자연어 처리(NLP) 분야에서 등장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트랜스포머는 경쟁자를 찾기 어려운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비전과 음성 처리 등 다른 분야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했습니다. 트랜스포머의 핵심 강점은 유연성에 있습니다. 과거에는 데이터의 입력 크기, 속성, 종류, 특징, 모달리티, 테스크 등 수많은 요소를 모델 설계 단계에서 고려해야 했지만, 트랜스포머는 단순한 구조와 입력 데이터 포맷의 제약이 적으면서도 기존 모델을 뛰어넘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흥미롭게도 데이터가 적을 때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지만, 데이터 규모를 대폭 늘리면 트랜스포머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됩니다. 이로 인해 ‘규모의 법칙(Scaling Law)’은 AI 분야의 핵심 원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AI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은 단순히 모델과 데이터셋의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 복잡한 패턴 이해, 고차원적 추론, 다단계 문제 해결과 같은 창발적 능력(Emergent Ability)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점입니다. 이는 소규모 모델에서는 관찰되지 않던 현상으로, AI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거대 기초 모델(Large Foundation Model)의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기초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로 사전 학습(Pre-training)되어 다양한 하위 작업(Downstream Task)에 손쉽게 적용(Few-shot, Zero-shot, Transfer Learning)될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을 제공합니다.
최근 규모의 법칙은 사전 학습뿐 아니라 사후 학습(Post-training)과 추론(Test-time Computing) 단계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델 답변 품질을 높이기 위한 얼라인먼트(Model Alignment),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인컨텍스트 러닝(In-context Learning) 등 다양한 기법에 이 법칙이 적용됩니다. 심지어 복잡한 추론(Reasoning) 과정에도 규모의 법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늘날 AI는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ity) 능력, 실제와 유사한 데이터 생성 및 합성, 복잡한 추론 등, 불과 십여 년 전에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AI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도구를 넘어 도구를 활용하고, 사용자와 소통하며, 독특한 페르소나를 갖춘 AI 에이전트(AI Agent)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검색, 쇼핑, 고객 응대는 물론, 연구(Research)와 업무 자동화(Workflow Automation)에서도 에이전트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에이전트는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을 넘어 물리적 세계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로보틱스 분야입니다. Tesla, Figure AI, Nvidia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로보틱스 혁신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보틱스와 AI의 융합
✒︎ 테슬라의 AI 혁신
우리는 매일 새로운 AI 기술이 발표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Tesla(테슬라)를 단순히 전기차 제조사로 인식하지만, 사실상 로보틱스 기업에 더 가깝습니다. Tesla(테슬라)의 Full-Self Driving(FSD) 기술은 이제 인간 운전자의 평균 숙련도를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Tesla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는 세련된 외관과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SF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합니다. 흥미롭게도, 자동차와 로봇이라는 전혀 다른 대상의 지능이 하나의 AI 플랫폼에서 탄생하고 있습니다.
Tesla(테슬라)는 데이터 수집, 정제, 레이블링, 시뮬레이션, 재배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유기적 플랫폼에서 통합적으로 수행합니다. 개인적으로 Tesla는 그 어떤 기업보다 실용적이고 견고한 AI 모델 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믿습니다. 현재 많은 기업이 Tesla의 모델을 빠르게 따라 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은 Tesla에 필적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들의 전략과 역량을 면밀히 분석하고 배워야 할 때입니다.

✒︎ 데이터의 본질과 품질
AI를 우리의 시스템과 일상에 효과적으로 통합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많은 이들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AI는 데이터라는 자양분을 통해 성장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나 데이터가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데이터 선별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마치 산에서 아무 나물이나 채취해 먹으면 탈이 나듯, 무작정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면 AI 모델의 성능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이는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는 원칙이 AI에도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데이터가 필요할까요? 핵심은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모스 부호로 보내진 신호는 그 원리를 모르면 무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적합한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그 정보가 암시적이든 명시적이든 충분히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고인 데이터’가 아닌 ‘흐르는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데이터의 질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백 년 전 책으로 학습한 언어 모델을 오늘날 채팅 서비스에 적용하면 대화의 절반 이상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시적인 흥미를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 가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그리고 체화된 지능
최근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실제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생성된 가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생성 모델의 발전으로 실제 환경과 유사한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학습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시뮬레이션 환경이라도 현실 세계의 다양성과 한계를 완전히 반영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코너 케이스’나 ‘엣지 케이스’는 모델의 다양성과 견고함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은 오랫동안 실용적 프레임워크로 각광받았지만, 실제 적용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상 환경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던 모델이 실제 환경에서는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가상 환경에서 배제된 ‘어포던스(affordance)’나 ‘문맥(context)’이 실제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이에 따라 인간의 조작과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 ‘모방학습(Imitation Learning)’이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같은 맥락에서 ‘체화된 지능(Embodied Intelligence)’이라는 개념도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미래: 우리가 꿈꾸는 일상 속 로봇
✒︎ Pervasive Robotic Companion
‘Pervasive robotic companion’은 제가 꿈꾸는 미래를 표현한 용어로, 로봇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곁에 함께하는 세상을 나타냅니다. 여기서 ‘pervasive(만연한)’는 단순히 로봇의 수가 많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로봇이 우리의 삶 곳곳에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사회적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모습을 뜻합니다.
그런 세상이 도래한다면, 우리는 길에서 마주친 로봇에게 더 이상 특별한 시선을 보내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매일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의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지 않듯, 로봇도 우리 일상에 깊이 녹아들어 주목이나 기억을 독점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는 인간과 로봇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신뢰하며, 협력 속에서 조화롭게 공존함을 의미합니다.

마무리
돌이켜보면, AI는 어느새 우리 삶의 근간이 되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점점 더 깊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Pervasive robotic companion’의 세상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AI와 로봇이 삶을 더욱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드는 진정한 동반자로 자리 잡는 시대를 우리가 만들어가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